은미네 집 은미네 집은 꽃집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들이 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드는 꽃집이…
폭설 송천동에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폭설은 온갖 시시비비를 덮어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상처 받은 송천동 사람들을 치유하고 싶은 것이다 …
비빔밥 밥을 비빈다 놋그릇에 미운 얼굴 고운 얼굴 함께 넣고 용서와 사랑이라는 양념을 듬뿍 쳐 비빈다 비벼 쓱쓱 비벼 세월을 먹는다 때로는…
별에 대하여 캄캄한 밤하늘에 반짝이는 돌들이 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뜰 앞에 나와 사랑하는 만큼 …
첫눈 내리는 날 첫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마음의 등불 하나씩 켜들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창가로 나와 하늘을 봅니다 …
다뉴브의 잔물결을 들으며 시인 이영하 음악은 먼저 강이 되었고 강은 먼저 시간을 흘려보냈다. 하이델베르크의 오래된 다리 아래 잔물결은 돌보…
조팝나무의 입대식 시인 이영하 새벽 산책길. 조팝나무들이 하룻밤 사이 모두 같은 머리가 되어 서 있었다. 가지 끝까지 다듬은 모습이 …
카이로스(Kairos)와의 조우 시인 이영하 시간은 언제나 앞으로 흘렀다. 계절은 어김없이 지나갔고 달력은 하루도 쉬지 않고 내 생의 페이지를 넘겼다. …
「'빨간 마후라'가 다시 날았다」 (영화 '빨간 마후라'를 다시 보면) 시인 이영하 영화는 오래전에 끝났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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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에 마시는 녹차 한잔 차를 따른다 투박한 잔에 차향 고이면 밤하늘이 어느새 내려 와 찻잔 가득 늙어있다 뒷문 밖에…
10월의 약속 10월에는 들녘의 나락들이 고개를 숙이겠다고 쥐밤나무는 다람쥐들에게 밤을 떨구어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들이…
격포의 9월 바다가 보고 싶으면 나는 격포로 간다 삶이 고단하고 전장 같은 날 애마 로시난테를 집어타고 격포로 달려가면 바다는 창연하고 파도 냄새는 …
강물에 담근 발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갔다 하룻길을 걸어 온 발이 퉁퉁 부었다 어디 부은 것이 발뿐이랴 사는 일 또한 그와 같아서 강물 멀리 끌…